“언덕위에 세워진 교회”(원정하 목사의 인도 이야기 2016. 8.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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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미 예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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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하스나가르라는 마을이 있습니다. 저희가 주일 오후마다 방문하는 곳으로, 큰 언덕을 중심으로 60년대 청계천을 생각나게 하는 청바지 공장들이 가득하고, 또 반 야생화 된 돼지들과 오물이 가득한 비 위생적인 곳입니다.
(울하스나가르 언덕 마을)

제가 청년 담당 목사(Youth Paster)로 섬기고 있는 마히마 교회(수라지, 공숙자 목사님 시무)의 띠빠나 전도사는 이곳에 약 100평 정도의 땅이 있는데, 언덕 위, 급수도 잘 안 되는 곳이라 여러 해 동안 버려져 있었습니다.(수도시설도, 화장실도 없습니다. 보통 풀숲에서 일을 보면 돼지들이 처리합니다. 저도 경험이 있구요.)
(울하스 나가르 슬럼 입구)

산 윗마을의 광장에서는 일 년에 한 두번, 크리스마스 행사나 의료캠프 사역이 비정기적으로 진행되기도 했습니다.
(의료사역이 이뤄지는 언덕 마을 광장)

그래도 띠빠나 전도사는 이곳에 이리 저리 연고가 있는지라 여러 해 매주 주일 저녁마다 방문해 왔습니다. 세평도 안 되는 작은 가정집에 열 댓 명이 둘러앉아 심방 예배를 드리고, 혹시 초청하는 가정들이 있으면 기도해주는 식으로 진행되어 왔습니다. 저도 자주 함께 했구요.
(울하스 나가르 가정 심방 예배, 띠빠나 전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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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 대 예배가 끝나면 약 한시, 그러면 집에 와서 잠시 씻고 앉았다가 일어나서 울하스나가르를 다녀오곤 했습니다. 저희 집에서는 릭샤(세발 오토바이 택시)로 30분을 가서, 오토바이로 한 시간, 그리고 산행 20분을 해야 갈 수 있는 곳입니다.(그리고 밤에 같은 코스로 다시 돌아옵니다.) 거의 30~40Kg에 육박하는 영상장비, 엠프, 기타 등을 매고요.
(이만큼이 한짐입니다. 앞에 삼각대, 기타, 오토바이 헬멧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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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그래도 이십 명은 오던 가정예배에 서넛밖에 오지 않는 사태가 일어났습니다. 이유는 산 위의 마을에 귀신(부드)이 나타나서, 그 마을이 텅 비었고, 그곳에서 가까운 이 가정예배도 차마 못 오겠다는 것입니다. 저희 심방사역이 타격을 입는가 싶었지만, “아! 윗마을이 텅 비었다면, 허가받을 사람도 없겠구나! 야외 어린이 사역을 강행하자!”는 뚝심으로 일을 벌였습니다.
(마을 광장에서의 첫 야외 어린이 사역 2016. 3.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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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을 선포하는 띠빠나 전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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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이 무서운 것 보다 만화영화가 보고 싶은 마음이 더한 아이들이 몇 십 명씩, 나중에는 백명 이상 씩 몰려오게 되었습니다.
(더 모여 오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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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한 내용은 저번 기도편지 링크를 참고해 주세요http://blog.naver.com/nazirite33/22068466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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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몇 달이 지나고, 귀신 소동이 어느 정도 잦아들자, 우리 사역을 시샘하는 힌두교 극단주의 청년들이 나타나 방해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들을 위협해서 흩어버리고, 저희 장비들이 땅에 나뒹굴게 한 후, 다시 오면 제 발목을 잘라버리겠다고 위협까지 했습니다.
(급히 몰래 찍은 사진, 까만 셔츠 청년이 제 발을 자른다던 뷔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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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의 자세한 소식은 이전 기도편지 링크를 참고해 주세요.http://blog.naver.com/nazirite33/220732005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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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경우, ‘이 마을에서 너희를 박해하면 저 마을로 피하라.’는 말씀에 따라, 다른 곳에서 사역을 하면 되겠지만.. 그 전에 한 가지 확인해야 할 것이 있었습니다. 마을 족장(묵케)이 원래 저희 사역을 싫어하지 않던 분이기 때문입니다.. 저 깡패들은 족장이 보낸 것인지, 아니면 족장 말 안 듣고 저희끼리 온 것인지.. 그것을 확인 차 방문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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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하게도 족장은 띠빠나 전도사에게(저는 외국인이라 대화에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이야기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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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 마을광장 쓰는 거 아무래도 안 되겠다. 성탄절이나 의사 선생님 올 때는 쓰게 해 줄 테니까, 평소에는 너희가 건물 지어서 그 안에서만 너희 하고 싶은 것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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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렐루야. 도리어 비공식 건축 허가를 받은 셈이 된 것입니다. 이미 땅은 있었습니다.(띠빠나 전도사 및 처가 소유의 땅이 약 170만원어치 – 약 백평). 또, 예전에 집을 짓다 말아서, 재활용할 수 있는 자재도 좀 있었습니다. 양철로 된 흙바닥 교회 정도라도, 신속히 지어보자는 생각이었습니다.
(진행되는 건축)



(건축자재를 사러 간 띠빠나 전도사)

때마침 미국 캔사스 한인 중앙 연합 감리교회(김다위 목사님 시무)에서 헌금을 보내주셨고, 저희는 그 재정을 중심으로 건축을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언젠가 캔사스의 교포들과 이 곳에서 함께 사역할 수 있게 되기를..)
캔사스 한인 중앙 연합 감리교회, 김다위 목사님(흰옷)

그 후로 당분간은 공숙자 목사님의 지시로, 저는 건축이 완료될 때 까지는 주일 저녁 어린이 사역에 가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어린이 사역 규모 역시, 다시 가정심방 정도로 축소되었구요. 어서 교회가 지어지고, 거기서 안전하게 예배를 드릴 수 있게 되기를 기도하며 기다릴 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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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8월 21일, 교회가 일차 완공되었습니다. 저로서는 드디어 그 땅을 다시 밟을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귀신 소동 이후에 어린이 사역의 규모가 커지고, 발목을 잘라 버린다는 소동이후에 도리어 건축이 가능해지고.. 합력하여 선을 이루시는 주님을 찬양합니다. 또한 위험을 무릅쓰지 않고는, 전진이 없다는 사실 역시 깨닫습니다.
(일차 완공된 교회)

마히마 울하스나가르 교회. 이것은 언제 철거될지 모르는 슬럼의 천막교회도 아니고, 비만 와도 사역을 접어야 하는 공터나 공장의 폐허도 아닙니다. 매달 돈을 주고 빌려야 하는 홀도 아닙니다. 비록 흙바닥에 나무 뼈대를 박고, 양철로 벽과 지붕을 세운 것이지만 합법적인 우리 교회가 선 것입니다. 건물이 없을 때부터 모이던 수십 명의 어린 성도들이 있는, 진짜 교회가, 이제 서게 된 것입니다.
(교회 깃발을 거는 피터와 뷔핀)

(첫 예배를 준비하시는 공숙자, 수라지 목사님)

8월 21일 주일, 저는 수라지 목사님, 공숙자 목사님, 띠빠나 전도사, 청년회장 피터, 그리고 비핀 형제와 함께 그립던 그 곳에 가서, 감동의 입당 예배를 드렸습니다. 띠빠나 전도사는, ‘오늘(8월21일)이 내가 몇 십 년 전 세례를 받은 기념일이다.“라며 더욱 기뻐했습니다. 이십여 년 전, 띠빠나를 전도했던 공 목사님, 수라지 목사님도 감회가 새로우셨을 것입니다. 정말 주님께서 하셨습니다.
(예배를 기다리는 아이들에게 틀어준 복음 만화)

(첫 예배를 드리며..)

일단 예배는 드릴 수 있게 되었지만, 앞으로도 손 볼 곳이 많습니다. 비탈에 세워진 것이라 조그만 풍랑에도 무너질 수 있기에 보수를 해야 합니다. 전기도 끌어오고 선풍기도 달아야 합니다. 앞으로 바닥에 벽돌 정도는 깔아야 할 것이고.. 그 재정의 많은 부분을, 인도 성도들이 낸 돈으로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아무리 가난한 사람들도, 한 두 장 씩 벽돌을 사와서 자기 집은 깔곤 합니다. 교회도 그렇게 하자니까, 다들 “아멘!” 합니다. 그리고 중장기적으로는 점점 업그레이드 하여, 시멘트와 돌로 된 제대로 된 건물 교회를 세우고 싶습니다.
(바닥은 아직도 흙입니다. 그나마도 많이 기울었습니다.)

(그 위에 임시로 깔개를 덮습니다.)

매년, 이곳이 복음의 최전방이라고 생각한 곳들이 후방이 되고, 새로운 전도의 장들이 열려 나갑니다. 이렇게 주님 오실 날 까지 지치지 않고, 넘어지지 않고 완주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함께 마음모아 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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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의 평화!

ps.
.대부분의 사진이 제가 찍은 것이라, 제 모습이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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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3~8/12 기간 동안 한국에 다녀왔습니다. 제천제일 감리교회 수련회, 하늘꿈 탈북 청소년 학교 영어 통일캠프, 서울 옥토 감리교회 수련회, 순천 한울림 감리교회 대예배 및 선교팀 훈련, 패스 커뮤니티 감리교회 예배, 위홀딩스 직장예배를 섬기고 돌아왔습니다. 한분 한분 인사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일정 가운데 함께 하신 주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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