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수 선교사가 전하는 크림반도 선교 여건 “러시아 정교회 득세로 개신교 선교 위축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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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수 선교사가 전하는 크림반도 선교 여건 “러시아 정교회 득세로 개신교 선교 위축 우려”2014.03.25 02:50

우크라이나 크림자치공화국의 러시아 귀속으로 현지 개신교 선교 활동에도 상당한 파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 정교회 득세로 개신교 선교 기반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개신교 목회자 및 선교사들의 활동 여건도 달라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우크라이나에서 크림반도를 중심으로 사역 중인 윤상수(56·GMS파송·사진) 선교사는 24일 본보와 전화 인터뷰에서 “(크림반도 귀속으로) ‘강한 러시아 건설’을 표방하고 있는 ‘푸티니즘(Putinism)’이 러시아 정교회와 함께 확산될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는 개신교 선교활동이 예전보다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그동안 현지 개신교계는 상대적으로 개방적인 우크라이나 정교회의 배려로 선교를 펴왔다. 하지만 러시아 정교회의 경우, 우크라이나 정교회와 줄곧 마찰을 빚어온 데다 최근 몇 년 사이 자국에 파송된 개신교 선교사들을 비자 문제 등을 이유로 추방한 사례가 적지 않다.

단기적으로는 현지 교회 재산권 및 목회자 신분 보장 문제도 불거질 수 있다. 우크라이나 현행법상 건축부지는 국가 소유, 건물은 개인 소유로 돼 있다. 교회도 마찬가지다. 윤 선교사는 “현재 교회 재산의 안전성 확보 차원에서 개인이 아닌 교회로 명의를 변경하는 추세”라며 “하지만 개신교에 비우호적인 러시아 정부 성향으로 건물 명의를 교회로 변경하는 절차가 더 까다로워질 것이란 분위기가 팽배하다”고 전했다. 또 현지 우크라이나 출신 개신교 목회자들은 일정 기간 안에 신분증을 바꿔야 하는데 러시아 시민권자가 되느냐, 외국인(우크라이나인)으로 남느냐의 문제도 중요한 고민거리로 떠올랐다.

윤 선교사는 “크림반도의 러시아 귀속으로 ‘신냉전’이니 ‘새로운 화약고’니 하는 불안한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면서 “하지만 정치·군사력이 아닌, 오직 복음을 통한 평화 체제가 들어서도록 한국교회와 성도들이 함께 기도해 달라”고 당부했다.

윤 선교사는 크림반도를 중심으로 우크라이나에서 24년째 사역 중이다. 현지에서 교회 9곳을 개척했으며, 이 중 7곳이 얄타와 심페로폴 등 크림반도에 있다.

우크라이나 한인선교사협의회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인구 5000만 명 중 70% 이상이 우크라이나 정교회 신자다. 개신교 신자는 2∼3%(100만∼150만명) 선. 또 우크라이나에서 활동 중인 한인 선교사는 60여 가정(130여명)이며, 크림 반도에는 5개 가정이 사역 중이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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